조만연 장로/나성북부교회
세금보고 시즌이 돌아왔다. 미국의 세금보고는 자진신고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경제사정이 나쁠수록 세금포탈의 유혹을 받게 된다. 한국 국민의 세금에 대한 인식은 거의 후진국 수준이다.
해이한 준법정신과 세금경시 풍조, 여기에 부정직한 국민성까지 가미된 데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미주에 사는 한인 납세자, 그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교인들 역시 세금에 자유롭지 못하다.
한인교회가 이런 실태와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이 온전치 못한 교인은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건강치 않은 교회는 바른 교인을 키워내지 못한다. 오늘날 상당수의 한인교회가 재정문제에 선명치 못함은 부인할 수 없다.
교회 가운데 예산이나 회계보고서를 떳떳하게 공개할 수 있는 곳이 과연 몇이나 되는지, 교회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세금탈루로 가장 손해 보는 사람은 납세자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 정부도 세금이 줄어들면 재정에 차질을 빚게 되겠지만 그것은 결국 납세자 개개인에게 되돌아 와서 그만큼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행복해야할 은퇴생활을 남이 낸 세금에 의존하거나 소액의 사회보장연금에 매달려 살아가야만 한다면 100세 인생을 노래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교역자와 교인의 탈세는 당사자도 문제지만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탈세주범으로 만든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이제 정직한 세금보고에 교인들이 앞장서야 한다. 말로만 거룩을 외치지 말고 신실한 생활태도로 믿음을 실증해 보이자.
목사도 세금보고 철에는 최소 한번이라도 세금의 중요성에 관해 설교를 하도록 하자. 교회에 내는 돈만 헌금이 아니다. 세금은 잘못 사용되는 헌금보다 훨씬 유용한 헌금이 될 수 있다. 정부는 그 돈으로 교회나 교인들이 하지 못하는 가난한 자, 병든 자, 힘없는 자를 도와주는 복지예산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믿음이 좋은 성도, 성숙한 성도는 헌금도 세금도 잘 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