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신앙의 큰 별이었던 순교자 주기철 목사님은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혹독한 고문을 당했습니다. 그분이 평양경찰서에서 일시 풀려난 후에 산정현교회의 강단에 다시 서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이 다시 강단에 서던 날 예배당에는 믿음으로 승리한 목사님의 설교를 듣기 위한 성도들로 입추의 여지없이 꽉 채워졌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성도들 사이사이에는 수 십 명의 사복차림의 일본 형사들이 끼어있어 주기철목사님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날 주기철 목사님은 설교를 통해 성도들에게 이렇게 열변을 토해내었습니다. “믿으려면 좀 똑똑히 믿고, 하나님을 믿는 것이면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대접하라.” 그분의 담대한 외침은 예배당에 모여든 청중의 심령에는 깊은 감동으로 역사하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또 다시 감옥으로 끌려가는 신세가 되어서도 그분은 자신의 설교대로 살다가 순교의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다시 갇힌 감옥에서도 주기철 목사님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쳤습니다. “마귀는 큰 일을 하는 것 같이 떠들썩해도 결국 거꾸러지는 법이고, 믿는 자들은 다 죽어 없어진 것 같아도 큰 힘을 빚어내고야 마는 법입니다. 또 믿는 자들이 담대히 죽으면 죽을수록 주님 복음은 빛을 발하고 강력해서 능력으로 전파되는 것입니다.” 목사님은 결코 구차히 사는 법을 구하지 아니하고 기꺼이 순교의 길을 택했습니다.
‘믿으려면 좀 똑똑히 믿으라’는 그분의 외침이 귓가에 쟁쟁합니다. 이 말씀은 양날 선 검이며 천둥소리입니다. ‘좀 똑똑히 믿으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하나님으로 대접하라’는 주기철 목사님의 이 외침이 귓가를 떠나지 않습니다. 요즈음 주목사님의 이 외침은 더 절실해 집니다.
이 시대야말로 주목사님과 같은 분이 필요합니다. 리더가 되어주어야 할 많은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이 자기왕국을 건설하고 주님을 뒷전으로 물리는 시대입니다. 교회의 진정한 어른이 없는 시대, 참된 영적 리더 부재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아픔이 주목사님의 전기를 다시 보게 했습니다. 시대가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또 교회와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제 몫을 감당하지 못하는 지금과 같은 때일수록 참 목사가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