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기윤실 문서자료 – 선교? 그들은 정말 좋아할까 / 안맹호

안맹호 / 미국원주민 선교사

2000년 12월 캐나다 성공회에서는 선교적 전환을 의미하는 발표를 하였다. 보도에 의하면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를 이루기 위해 관련 소송에서 원주민들을 후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교회 내에서 원주민들의 위치를 높일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으로 향후 원주민 교회를 위한 주교는 원주민이 담당하고, 이른 시일 내에 원주민 교회를 목회할 150명의 원주민 사제를 서품 할 것을 약속하였다. 

이 발표의 배경은 원주민 기숙학교를 중심으로 발생했던 각종 학대를 원주민들이 법적 소송에서 이기게 되면서 캐나다 성공회가 엄청난 배상책임을 떠안게 된 것 때문이다. 이 사태는 한 마디로 법정으로 소환된 선교 역사라 할 수 있다. 

지금 한인교회에서는 단기선교에 참여하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이지만, 캐나다 성공회의 예를 볼 때 이 주제는 그냥 넘길 수 없는 중요한 주제이다. 우리는 선교 활동을 통해 선교지에 유익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선교지의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실제로 어떤 목사님들로부터 “그들에게 좋은 일인데 왜 환영하지 않고 소극적인가”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현지의 원주민들은 “한인교회들은 왜 자기들 생각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대응하며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캐나다 성공회가 원주민 주교와 사제를 대거 세우기로 결정한 것은 문제의 핵심이 선교사가 현지에서 최고 지도자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며, 선교사는 현지에서 최고 지도자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뜻이다. 

이 새로운 깨우침은 선교에 있어서 ‘역사적 대전환’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지금까지 가서, 돕고, 가르치는 일방통행식의 선교는 선교지의 사람들을 도움받고, 배우는 자리에 머물게 할 뿐이었다. 원주민들의 법적 소송에서 보여준 이들의 태도는 더 이상 일방적인 피교육자의 자리에 있지 않겠다는 결의로 해석되어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 원주민 지역에서도 일방통행적인 선교사역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선교가 상호 대등한 위치에서 만나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캐나다 성공회 사태에서 배우는 값비싼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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