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현실과 희망 / 손봉호

* 이 글은 LA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주최하고, 미주한정협과 산돌교회 후원으로 진행 된 손봉호 교수 초청강연회의 강연문으로, 글을 정리한 뉴스M의 허락을 얻어 싣는다.

손봉호 교수 / 고신대 석좌교수

저를 ‘목사 킬러’로 취급하는 분들이 있지만 절대로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제가 신학을 공부하고서도 안수를 못받았습니다. 저같은 인격이나 신앙으로 목사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안수 받는 것이 너무 두려웠습니다.

저는 존경하는 목사님들이 참 많습니다. 어려서 신앙생활을 할 때, 목사님들은 하나같이 성자였습니다. 그때는 목사가 누릴 수 있는 세속적 이유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양복 한벌 입는 것을 그렇게 힘들어 했습니다. 그때 목사님에 대한 인상이 너무 강했고, 나중에 그 분들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안수를 받지 않았습니다.

저는 목사님들을 너무 존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목사를 보면 화가 납니다. 그게 목사님들을 비판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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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한국사회의 축복”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입버릇처럼 이야기합니다. ‘한국에 개신교가들어오지 않았다면 어땠을까?’한국개신교는 한국사회의 축복이었습니다.

한국교회의 장점은 보수적인 신학, 성경을 하나님 말씀으로 믿는 정통 신학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수적 신학에 입각한 교회가 성공적인 목회를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 공헌한 분야가 한두개가 아닙니다. 최근 한국사회는 복지가 대세인데, 이를 위해 가장 앞장 선 것은 기독교입니다.  해외의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도 단연 기독교가 앞장서고 있습니다. ‘월드비전’, ‘컴패션’, ‘굳네이버스’ 등은 모두 기독교 단체입니다. 얼마전 아프리카에 가니 한국 구호단체 일손이 얼마나 많은지,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들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었습니다.

가나안 농군학교 김용기 장로는 개신교가 배출한 위대한 인물 중 한 분입니다. 새마을 운동이 이분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세계에 12개의 가나안 농군학교가 있습니다. 얼마전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도 가나안 농군학교를 세워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에 필요한 것은 돈으로 돕는 것이 아닌 가나안 농군학교같은 정신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지성인의 전수는 한국교회의 공헌”

교민들이 중심이 된 한인교회가 한국교회에 끼친 가장 큰 공헌 가운데 하나가 ‘지성인의 전수’입니다. 과거 수많은 지성인들이 유학을 와서 김치 먹고 싶어 교회에 갔습니다. 한인교회들이 그들을 따뜻하게 맞아들여, 그들이 얼마나 신앙생활을 잘하는지 모릅니다. 저는 이것을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교민들은 매우 진취적이어서 가는 곳마다 교회를 세웁니다. 정부의 통계에 의하면 놀랍게도 174개국에 한인교회가 있다고 합니다. 중국사람이 진출해 있는 나라보다 더 많은 나라에 한인교회가 있습니다. 저는 한인교회가 지성인 선교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도 기독교가 시작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3.1운동 당시 기독교인이 인구에 2%였는데, 33인의 대표 중 16인이 기독교인이었습니다. 그 덕에 많은 애국자들이 기독교인이 되었습니다. 김구, 안창호, 조만식, 이승훈, 김규식 선생들은 교회가 독립운동에 힘기울이지 않았다면 기독교인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곳  리버사이드(Riverside)에 가면 안창호 선생 동상이 있는데, 가장 번화가에 안창호 선생 동상이 있습니다. 미국 사람이 그렇게 존경합니다.

민주주의의 꽃인 시민운동도 기독교가 주도했습니다. 1987년 한국 기윤실을 조직했는데, 민주화 이후 기윤실이 최초였고, 이후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조직되었습니다. 그때 경실련 멤버의 70%가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시민운동가를 초청했는데, 그 유명한 국수를 내놓았습니다. ‘ 식사합시다’ 하니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참석자들이 모두 장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정도로 시민운동도 기독교가 주도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민주주의를 비교할 때 한국의 민주주의가 훨씬 앞서 있다고 합니다. 그 원인으로 시민운동을 듭니다. 한국사회는 정부도 기업도 시민운동의 눈치를 봅니다. 지금은 많이 타락해서 권위를 잃었지만, 여전히 영향력은 있습니다.

한국 기독교는 한국 사회의 무시받는 소수가 아닙니다. 엄청난 공헌과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 목사님들 정말 수고 많이 했습니다.

“한국교회, 성공이 실패의 원인” 

신학교 다닐 때 하던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왜 코끼리가 강대상으로 올라가는 지 아느냐?’라는 질문인데, 답은 ‘거기에 비스켓이 있어서’입니다. 한국교회의 강대상에 비스켓이 생겼습니다. 수도 많아지고, 정치적 세력이 커졌습니다. 기독교인이 대통령도 되고, 장관도 되고….

한국사람이 제일 좋아하면서 제일 싫어하는 것이 정치권력입니다. 모두가 원하나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정치권력입니다. 교회가 두려움과 질투와 미움의 대상이 된 것 중 하나가 정치적 권력입니다.

전 한국교회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친 분중 하나로 이명박 대통령을 이야기합니다. 그 분은 저의 고향사람으로 한때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서울 시장 당시는 그는 참 일을 잘했습니다. 그가 추진한 서울의 버스 제도는 세계 제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니 많이 달라졌습니다. 자기가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너무 내세웠는데, 별로 깨끗하지 못했습니다.

돈, 권력, 인기가 생기니 코끼리가 강대상을 올라갔습니다. 순수한 신앙, 하나님에 대한 열정을 가진 분보다 세속적인 것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자기도 모르게 세뇌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한국교회의 실패의 원인은 ‘성공’이었다고 봅니다. 차라리 핍박받는 가난한 다수가 되었다면 돈, 권력, 명예에 초연하고 복음의 순수성에 집착했다면, 이렇게 비판의 대상이 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돈, 권력, 명예 때문에 신앙이 수단이 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번영신학이며, 샤머니즘입니다.  돈 많이 버는게 축복이고, 권력이 높으면 성공인지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 권력을 추구합니다. 더 많은 교인수, 더 큰 예배당 추구하다보니, 불신자들이 교회를 사업체, 구멍가게로, 이상한 종교로 보기 시작합니다.

한국 사회는 정직하면 돈 벌기 힘듭니다. 돈이 하나님 축복의 상징이다보니, 하나님의 축복을 받기 위해 부정을 저지릅니다. 최근 성완종 장로, 이규태 장로, 박성철 장로가 대표적입니다. 박성철 장로는 참 경건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박성철 장로 회사에 가보고, 이게 회사인지 교회인지 모르겠다 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감옥에 가 있습니다. 성공이 실패의 원인입니다.

“단결하지 못하는 한국교회” 

다음으로, 한국교회는 단결하지 못합니다. 일본 사람이 한국사람을 모래알 같다고 비판했는데, 이는 식민 사관이 아닙니다. 일본에 수모를 당한 것은 ‘힘’이 없기 때문이었고, 힘이 없는 것은 ‘단결’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단결하지 못한 것은 ‘거짓’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산 선생은 거짓말을 안하기 위해 참 고생 많이 했습니다. 도산은 분열, 거짓말에 한이 맺힌 사람이었습니다. 도산이 왜 미국사람에게 존경을 받습니까? 그는 매우 정직했습니다. 그는 우리 민족이 단결하지 못하는 이유가 거짓말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거짓말의 이유는 ‘욕심’과 ‘자기이익’ 때문입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공의를 보지 못하고, 우선 나의 이익을 챙기기 때문에 갈라지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도 그 모양입니다. 한국교회는 갈라져서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단결하면 모든 일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가 아무런 힘을 못씁니다. 조그마한 이익에 집착하는 소인배적 사고방식때문에 갈라집니다. 그리스도인이 손해 안보고 어떻게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습니까?

한국 기윤실이 실천하고 있는 운동 중 하나가 ‘자발적 불편운동’입니다. 내가 좀 불편해서 다른 사람이 편하게 하자는 운동입니다. 조그마한 이익을 위해 내가 좀 편하면 다른 사람이 불편해집니다.

저는 우리 교회나 교포가 비윤리적인 것이 아니면 타협하고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한국교회의 현황입니다.

“그루터기는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럼, 한국교회의 희망은 무엇일까요? 요즘 교회를 보면 ‘번영신학’은 죽었습니다. 저는 그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으로 봅니다. 저는 이것에 기윤실의 역할이 컸다고 봅니다. 복음주의적 시민운동은 거의 기윤실에서 시작했습니다. 기윤실과 같은 단체들의 계속적인 비판적 주장을 통해 이제는 옛날처럼 무조건 큰 교회, 헌금 많은 교회를 부러워하는 분위기는 가라앚았습니다. ‘어쩌면 조금 달라지지 않겠는가?’하는 희망을 갖습니다. 거기엔 의무와 책임도 함께 있습니다. 그렇게 되도록 해야합니다. 아직까지는 소수이지만 가능성이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몇몇 교회들은 상당히 건강합니다. 미국에서 오시는 목사님들이 꽤 잘합니다. 요즘 분당 우리교회의 이찬수 목사가 존경받는데, 그분도 1.5세대 목사입니다. 지구촌교회, 할렐루야교회, 온누리교회에 새로 부임한 목사들이 1.5 세대입니다.딱 한사람때문에 이미지가 무너지긴 했지만.. 다들 아실 겁니다.

한국교회의 희망가운데 하나가 교포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여기에는 한인교회의 책임이 동반합니다. 훨씬 더 건강해야 하고, 투명해야 합니다. 이젠 한국교회의 개혁이 일어나길 기다리기보다, 교포교회의 개혁이 일어나서 한국교회를 개혁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한국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욕을 먹는 것, 그 자체가 오히려 개혁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강대상에 비스켓이 없으면 코끼리가 강대상에 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가봐야 세속적으로 아무 이익이 안생긴다’는 바로 그때 순수한 교인들이 생기고, 교회가 부활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사야 6장에에 보면 ‘그루터기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 망한다고 해라. 그러나 그루터기는 남아 있을 것이다.’ 이게 하나님의 명령이었습니다. 이사야에게 전하라고 한 명령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LA 기독교인들이 멋진 모범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민들이 일등시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존경받는시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정직하고, 공정하고, 신사적이어야 존경받습니다. 이게 애국입니다. ‘한국 크리스챤은 믿을만하다’라는 신임을 얻는게 애국이고, 후손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예수를 믿어야 인간이 된다’는 소리를 들으면 전도가 저절로 될 것입니다. 일등시민이 되십시요. 부디 가장 존경받는 일등시민이 되어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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