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 목사 / ReconciliAsian 대표

<이 글은 LA기윤실이 주최한 제15회 건강교회포럼의 주제발표문이다.>

I. 들어가기

편안하던 인간관계가 갈등 때문에 불편해지는 것을 일상에서 자주 경험하게 된다그 때마다 우리는 관계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직감한다그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던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평소와 달리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관계가 예전처럼 자연스럽거나 매끄럽지 않고 불편하고 복잡해진다더는 어떤 일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고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재해석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게 된다서로 대화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의도적인 노력이 더 많이 요구된다상대방의 의도가 무엇인지 제대로 듣고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레더락, 2014)

인간은 살아가면서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그리스도인들 또한 예외가 아니다가정에서교회에서동네에서직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고 관계하다 보면 때때로 갈등을 경험하게 되는데이것은 극히 정상적인 것이다많은 경우 갈등이 파괴적이 되는 이유는 우리가 갈등을 회피하거나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하지만우리가 갈등에 건강하게 반응하면평화의 왕이신 예수의 길을 따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점차 알아가는 기회가 된다그리고 세상은 교회를 통해 예수가 전한 화해의 메시지를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한인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상황을 보면 교우들(목회자 포함)간에 서로의 차이에 대한 이해부족과 그 차이를 다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비윤리적 행위로 일어난 피해를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다/우리와 다른 이들과의 교제를 통해 영적인 부요함을 추구하기 보다는 빨리 정죄하고 관계를 깨는 비교적 쉬운 길을 택한다.

이민 교회 내 갈등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교회 지도자로 잘 준비되지 못한 목회자장로집사 등으로 인한 재정 및 재산권과 성적인 문제은퇴목사의 간섭을 포함한 권력쟁탈전교회 안에서 신분상승과 관련된 명예와 자존심의 문제 등이 있다보다 포괄적으로 이야기하자면이민교회가 한인커뮤니티센터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신앙이 아닌 보다 나은 이민생활이 교회 출석의 동기가 되는 통에 성서적 가치에 입각한 교회공동체 형성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교회가 재산싸움이나 권력게임을 하게 되는 이유도그리고 그것을 공동체가 분별하지 못하는 이유도 공동체의 성숙과 관계가 깊다성숙이 갈등의 도래를 막을 수는 없으나성숙한 교회는 갈등을 맞을 준비를 한다.

그렇다면우리는 교회 안에서 어떻게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들과 동의하지 않는 부분을 수용할 수 있을까그러한 상황을 직면하기 전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먼저 갈등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에서부터 시작하자.

II. 갈등 이해

갈등은 둘 혹은 그 이상의 그룹이 서로의 입장이 양립할 수 없다고 여길 때자원이 부족할 때그리고/혹은 어떤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성취하고 싶은 목표를 막거나 간섭(참견)하거나성취하려는 목표 성취 가능성을 낮추게 할 것 같을 때 발생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갈등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는 부정적이다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갈등을 파괴적인 것으로만 이해하고 회피해야 할 심각한 문제로 간주한다어떤 이들은 공동묘지에서나 존재하는 갈등이 전혀 없는 평화로운 마음의 상태를 성경에서 말하는 샬롬이라고 오해하면서갈등을 샬롬의 반대말로 생각한다하지만샬롬의 반대말은 갈등 자체가 아닌 갈등을 잘못 다룸으로써 생겨난 깨어진 관계다.

갈등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상황에 따라서 갈등은 그룹을 연합하거나경계를 명확히 해주고다양한 관점을 드러내면서 힘의 균형을 가져오는 등의 순기능을 하기도 한다갈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미국인과 중국인의 갈등에 대한 이해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만 봐도 분명해 진다미국인은 갈등을 이해할 때 충돌이나강제적 힘열받음끓어오르는 등의 표현을 주로 사용하나중국인의 경우는 위기(위험한 기회)로 보면서 넘어가야 할 도전으로 보기도 한다.(Lederach, 1986) 중요한 것은 갈등을 어떻게 개념화 하느냐에 따라 갈등을 대하는 우리의 접근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성서도 갈등을 보는 눈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갈등의 책이라 해도 무리가 안될 만큼 성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갈등에 관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성서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반역한 세상/인류를 사랑하신다고 한다그러한 사랑은 추상적이거나 개념적인 것이 아닌구체적인 행위로 표현된다(요 3:16, 요일 4:8-9, 고전 13).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우리와 함께 거하셨고하나님 나라의 생명의 풍성함을 보여주셨고십자가에 죽기까지 사랑하셨다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새롭게 창조하시면서 그분의 화해 사역에 부르셨다(고후 5:17-20). 그리고 평화를 일구는 제자들은 복되어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라 하셨다(마 5:9). 하나님의 아들이란 말은 로마제국의 황제를 가리키는 말이었다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평화와 화해의 사역에 함께 하면서 하나님의 통치에 참여하게 되는 미션(raison d’etre 존재이유)을 받았다는 뜻이다그러므로 갈등은 화해사역의 전제가 되며우리가 이 땅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곧 미션이 행해지는 상황이 된다그런 면에서 갈등 자체는 중립적이다.

III. 갈등전환(Conflict Transformation)

1. 전제 및 기초 원리

앞에서 언급한 대로 갈등을 순기능을 내포한우리의 미션이 이루어져야 하는 선교지로서 적극적으로 개념화할 경우, 1)갈등을 긍정적으로 상상하는 능력 곧갈등을 건설적인 성장 가능성을 지닌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2)갈등이 가진 긍정적인 변화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반응하려는 의지가 필요함을 알게 된다. (레더락, 2014). 이것은 갈등에 가장 구체적이고 포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인 갈등전환(Conflict Transformation)의 두 가지 전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제들은 갈등을 이해하는 다섯 가지 기초 원리(MCC, 2008)로 확장된다첫째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이다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선택의 자유를 부여하셨는데이 자유는 성장하기 위해 서로 다른 것과 갈등하는 것을 허락한 것이다갈등은 우리가 평생 친구 삼아야 할 일상적인 것이다.

둘째갈등은 건설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갈등이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아니면건설적인 결과를 가져올지는 우리가 갈등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와 깊은 관련이 있다할례 받지 않은 이방인들도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는 의견의 충돌로 갈등 속에 들어가 여러 갈래로 나뉠 수 있었던 초대교회는 경청토론기도를 통해 건설적으로 반응함으로써 하나님 나라 백성인 그들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재확인하는 기회로 삼았다.

세째우리 각자는 어떤 상황에서든 부분적인 진실만을 알고 있다하나의 진실이 있을 것이고 그것은 하나님만이 아신다그러나 만약 서로의 입장이 충분히 존중된 상태에서 경청이 가능하다면갈등전환은 보다 큰 진실을 이해해가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서로를 존중하기 위해 자신의 제한된 시야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째갈등은 거룩한 땅(holy ground)이 될 수 있다어떤 반응을 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여기서 재차 강조한다갈등을 지나면서 우리의 가장 연약한 상태를 종종 경험하게 되는데이 때가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가장 적절할 때이다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갈등을 지나는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긍정적이고 변화된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시고 인도하신다.

다섯째갈등이 생겼을 때는 막상 이러한 원리들이 생각나지 않는다위의 원리들은 조언하기에는 적합하지만당사자가 되어 갈등이 고조되는 현실 상황에 들어가면 대부분 잊게 된다하지만하나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는 분이므로 우리가 심기일전하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시고 인도해 주신다는 것을 믿는다.

2. 갈등 원인과 영역

앞에서 제시한 갈등전환의 두 전제와 다섯 가지 기초원리들은 실제 갈등 상황 속에서 지켜져야 하는데그러기 위해서는 갈등 상황을 일으키는 원인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주진은 갈등전환이 문화적구조적관계적개인적 차원 모두에서 갈등의 원인을 찾는다고 레더락의 말을 빌려 정리한다 (정주진, 2010). 개인적 차원에서는 개인의 삶의 필요에 답하지 못하고개인의 안녕자존감정서적 안전정신적 온전함 등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드는 일방적이고차별적이고강제적인 사회정치경제문화 요소들과 조건들을 그 원인으로 본다.

관계적 차원에서는 a. 불평등한 힘의 관계에 기초한 작동하지 않는 의사소통과 상호작용; b. 만연된 불신과 편견에 의한 상호이해의 부족에서 갈등의 원인을 분석한다.

구조적 차원에서는 a. 힘과 자원의 부당한 분배; b. 모든 구성원들의 필요에 응하지 못하는 사회정치경제 구조; c. 당사자들을 배제하는 의사결정 방식과 그것을 유지시키는 제도적 모순에서 갈등이 발생한다고 본다.

문화적 차원에서는: a. 문제가 발생했을 때일방적으로 또는 소수에 의해 결정이 내려지고 정보가 공유되는 방식; b. 관계를 악화시키거나 파괴하는 대응 방식; c. 문제에 대해 단선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에서 갈등이 일어난다고 본다.

갈등전환은 이런 인식에 근거해 갈등을 건설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기회로 보면서구조문화관계개인의 네 개 측면에서 포괄적이고 세부적인 접근을 한다그리고표면화된 갈등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동시에수면 아래 가려진 관계 패턴과 구조를 찾아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위의 네 가지 영역의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들은 주로 정치사회문화경제적 구조 안에서 인지되는 틀이고교회 갈등과 관련해서는 좀 더 단순화 시켜, “사람들”, “과정”, “문제들로 범주화 할 수도 있다이러한 요인들이 때로는 그 자체만으로때로는 복합적으로 교회 내 갈등 상황을 만들어 낸다 (Lederach, 1986).

사람들이라 하면관계와 심리적인 부분을 말한다사람들의 느낌정서자존감인식타인과 문제에 대한 개념화 등을 포함한다이러한 측면에서 갈등을 보면 심리적 안정감과 상호 화해에 이르는 결과를 지향한다.

과정은 의사결정 방식과 그것에 대한 사람들의 느낌을 의미한다우리는 때때로 의사결정 과정이 갈등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한다하지만사람들이 분개하거나 불공정하게 대우를 받았다고 느끼든지혹은 무력함을 느끼게 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사람들은 자신이 의사결정에서 배제된 것 같고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제대로 자신의 의사를 표명하지 못했다고 느낄 때내려진 결정에 협력하거나 지원하는 일이 거의 없다공공연하게 결정사항을 거부하지는 않지만그들의 행동은 교묘하고 은밀한 방식으로 관계를 어렵게 만든다.

바람직한 갈등관리 과정에는 개방성권한부여그리고 참여가 포함된다참여자는 정보를 자유롭게 얻을 수 있어야 하며 의사결정의 순간에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그들은 동등한 가치를 지닌 존재로 효과적이고 자신있게 기능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그 결정에 영향을 받을 모든 이들이 참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문제들이란 사람들 간에 놓여있는 구체적인 이슈들과 차이점들을 의미한다의사결정 방식과 양립할 수 없는 필요나 이해관계에 있어서 서로 다른 가치들과 반대되는 관점들이 여기에 포함된다부족한 자산(시간)을 사용하거나분배하려고 할 때분명한 차이점들이 생겨난다사실 이러한 차이점들이 갈등의 실제적인” 뿌리로 지목되곤 한다.

사람들은 어떤 입장에 스스로를 가둬두고 교착상태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여기서 이상적인 갈등관리는 입장차이를 해결하려고 논쟁하기 보다는 사람들의 관점의 기저에 있는 필요와 이해관계를 드러내 주는 것이다.

3. 갈등의 역동성

갈등전환의 원칙들이 실제 갈등 상황 속에서 유지되기 위해서는 갈등의 원인과 영역뿐만 아니라 갈등의 역동성에 대해서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갈등은 모든 단계에 있어서 예상되는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앞에서 갈등 원인으로 범주화한 사람들과정문제들과 관련하여 이 역동성을 생각해 보자(Lederach, 1986).

첫째처음에 시작된 의견의 차이는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으로 변하게 된다특정한 문제에 대한 견해 차이가 상대방에 대한 공격그 사람의 성품의도동기 등을 추론하는 것으로 변하게 된다둘 사이의 문제에 집중하는 대신에 상대방 자체를 문제로 보기 시작한다.

둘째갈등의 정도가 강해지는 가운데대부분의 갈등 속에서 어떤 특정한 변화의 패턴이 보여진다처음에는 하나의 문제로 시작되었지만점점 더 새로운 문제들이 부각되어 나타난다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말의 내용이 점점 더 구체적이지 않고 일반화되어 간다하나의 이슈가 증대되고 확산되면서 혼돈스럽고 관리가 불가능해진다.

세째직접적이고 정확한 의사소통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갈등 당사자들은 상대방과 접촉과 대화를 줄이고자신들과 동조하는 사람들과의 접촉 및 대화를 늘린다경청하고 의사소통하는 능력이 줄어드는 것과 반비례로 갈등의 강도와 감정적 개입은 증가한다.

네째, “눈에는 눈으로 대응하는 역동성이 나타난다이것을 어떤 이들은 상호인과성(reciprocal causation)이라고 부른다갈등 당사자들은 처음의 이슈나 문제에 반응하지 않고상대방에게서 가장 최근에 받은 반응에 대응한다적대감과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이 증가하고 불신과 소통의 부재가 강해진다.

다섯째회중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갈등이 심각해지고극단화되면서 사람들은 교회를 옮겨야 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중립적인 자리를 찾기 어려워지고중립을 지키는 자들의 영향력은 줄고극단에 선 사람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핵심인물이 된다.

이러한 역동성들은 핵심 이슈를 해결하기 못하고 관계의 파괴를 조합해 낸다갈등의 가장 파괴적인 요소들이 관리되지 못한 채 남겨져 상호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몰아내고 극단적 입장이 중립적 입장을 대치하고적대감이 의견차이의 자리를 대신하며가정과 추축이 대화와 경청을 대체한다처음의 문제는 가장 최후에 받은 모욕에 의해 자리를 잃고 사람이 문제가 된다.

4. 갈등에 건설적으로 반응하기

갈등의 원인과 영역갈등의 역동성을 이해한 후에 이제 갈등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갈등에 건설적으로 반응하기 위해서 우리에겐 어떤 기술이 필요하다한 예로 메노나이트 교단의 교회들이 사용하는 사랑 안에서 자기 표현하기 (Agreeing and Disagreeing in Love)”라는 약속이 있다교회들 마다 조금씩 변형하여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대부분의 메노나이트 교인들이 원리적으로 동의하는 약속이다이러한 약속을 지켜가는 가운데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 안에 갈등이 분명히 존재함을 인정하고그러한 갈등상황 속에서 어떻게 형제자매들을 돌아보며사랑하는지 다른 이들에게 증인이 될 수 있다이런 상호간의 약속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고 발전시켜 실천하는 것을 권장한다.

먼저사랑 안에서 자기 표현하기 (Agreeing and Disagreeing in Love)”의 근간이 되며성경 전체를 흐르는 큰 주제인 화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 화해는 복음의 중심에 위치한다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과 화해했고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화목케하는 사역을 맡기셨다. (롬 5:1-11; 고후 5:17-20)

• 교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화해하는 것은 예배의 전주와 같다. (마 5:23-24)

• 예수께서는 교회 안에서 갈등을 드러내고 관계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말씀해 주셨다. (마 18:15-22)

• 초대교회는 서로 다른 그룹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함께 합의를 이루어 가시도록 구했다. (행 6:1-6; 15:1-3)

• 교회는 각 사람의 은사와 관점이 필요하다진리를 독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고전 12-14)

• 하나님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인내하고 용서하며 모든 것을 조화롭게 하나가 되도록 묶는 사랑으로 옷입는다. (골 3:12-17)

• 우리는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함으로 연합과 성숙으로 자라간다. (엡 4:1-16)

• 하나님께서는 문화나 신념이 다를 때에도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언행을 하도록 부르신다. (롬 14:1-7, 약 1:19, 요 7:51; 엡 4:25-32; 마 7:1-5; 벧전 3:8, 16)

• 하나님의 백성들은 갈등이 없는 상태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에 기초한 평화 곧샬롬이 임하도록 길을 찾는다. (암 5:21-24; 미 6:6-8; 사 58; 마 23:23-24; 눅 4:18-19)

우리는 이러한 성경 원리 안에서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행동하고삶의 자세를 유지한다.

Agreeing and Disagreeing in Love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엡 4:3)

1. 갈등을 받아들이십시오.

갈등의 상황은 교회 생활 속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것임을 서로에게 확인시켜 주십시오. (롬 14:1-8, 10-12, 17-19; 15:1-7)

2. 소망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십시오.

갈등 상황 가운데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걷고 계시며이런 갈등 상황을 통해 우리가 성장할 수 있음을 믿으십시오. (엡 4:15-16)

3. 기도에 헌신하십시오.

우리에게 기도가 필요함을 인정하고상호 만족이 되는 해결책을 알려 주시도록 기도하십시오. (내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 하는 기도나 다른 사람이 변화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시도록 기도하십시오. (약 5:16, 딤전2:1-2)

4. 상대방에게 찾아가십시오.

동의하지 않는 사람에게 직접 찾아 가십시오등 뒤에서 비판하지 마십시오. (마 5:23-24, 18:15-20)

5. 겸손한 마음으로 가십시오.

친절인내겸손의 자세를 갖고 가십시오우리 사이에 생긴 갈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문제에 집중하십시오. (갈 6:1-5)

6. 듣기를 속히 하십시오.

주의 깊게 들으십시오반응하기 전에 들은 것을 요약해 확인하십시오이해 받기 원하는 만큼 이해하려 하십시오. (약 1:19; 잠 18:13)

7. 판단을 천천히 하십시오.

정죄하지 말고딱지 붙이는 일을 피하고위협하지 말고즉각적인 반응이나 방어하려 하지 마십시오. (롬 2:1-4, 갈 5:22-26)

8. 함께 해결책을 찾는데 기꺼이 응하십시오.

갈등의 상황을 지나면서도 건설적인 과정을 밟아 가십시오. (행 15; 빌 2:1-11)

 양편 모두의 이슈관심필요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십시오.

 서로의 필요가 해결되는 다양한 대안들을 생각해 보십시오한 사람의 의견에 너무 의존하지 마십시오.

 각각의 의견들을 평가해서서로의 필요와 관심사랑을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 결정된 합의 사항을 찾기 위해 협력하십시오.

 도출된 합의 사항이 실행 가능하다고 믿고협력하십시오.

9. 변함없이 사랑하십시오.

서로가 원하는 해결점을 찾는 것에 헌신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공통된 기반을 유지하는 것을 고집스럽게 견지하십시오. (골 3:12-15)

10. 중재자의 개입이 필요함을 받아들이십시오.

숙련된 도움이 필요함을 인정하십시오우리가 스스로 동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보다 큰 교회 (교단노회지방회 등)의 은사와 훈련을 겸비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십시오. (빌 4:1-3)

11. 공동체를 신뢰하십시오.

우리가 동의하는 점을 찾지 못하거나 화해를 경험할 수 없을 경우우리는 회중 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결정권을 넘길 것입니다. (행 15)

 일대일 혹은 소그룹 안에서의 분쟁이 있을 경우그룹 안의 다른 사람이 중재하도록 허락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회중 안에서나 노회혹은 교단에서 분쟁이 있을 경우다른 사람들의 중재나 헌법에 따른 의사 결정을 따를 것이며그들이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따라 중재할 경우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따른다는 뜻입니다.

12. 그리스도의 몸 가운데 머무르십시오.

그리스도의 몸의 연합을 믿고 의지하십시오세상 법정에 서기 보다는 그리스도의 몸이 평화와 정의의 편에 선다는 것을 신뢰하십시오. (고전 6:1-6)

IV. 갈등전환의 관점에서 이민교회에 대한 제언

1. 탄식과 소망

그렇다면갈등전환을 한인교회에서 어떻게 실천에 옮길 수 있을까교회의 갈등을 주사 한 번으로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당장 해결책을 달라고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나는 그들에게 교회 내 갈등전환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보이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형상이신 예수(골 1:15)를 따르는 우리는 어떻게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하나님과 이웃그리고 가정에 대한 사랑을 깊이하며우리의 미션(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으로서의 화해사역을 이해하며구체적인 방식의 실천을 통해 표현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어떤 사람을 깊이 사랑하려고 하면 할수록 자신에게 사랑할만한 능력과 지혜가 없음을 발견하게 되고그 무능력함의 자리에 서서 탄식할 때에야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게 된다평화는 우리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우리 바깥에 있는 위로부터 선물로 주어지는 평화를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마찬가지로갈등전환도 위로부터 주어지는 화목케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우리가 맞을 준비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힘으로 할 수 없다는 말은 비관이 아닌 오히려 소망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마태복음 18장에 보면예수께서 교회에 문제가 생겼을 때화해를 이루어가는 과정에 대해 가르치신다그러면서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다고 말씀하신다이 말씀은 단순히 교회를 이루기 위한 사람의 숫자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두 세 사람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갈등을 풀어 가려고 할 때그들 중에 예수께서 함께하신다는 약속이다그것이 마태복음이 설명하는 교회론이며그 핵심에는 갈등과 화해가 놓여있다예수의 사역의 핵심이 하나님과 피조물간의 화해이기 때문에 그를 따르는 제자들의 공동체 역시 화해의 공동체일 수밖에 없다그리고 그 화해사역이 예수를 통해 완성된 것처럼그의 이름으로 모인 공동체를 통해서도 종말에 완성될 것이다.

2. 해결위주가 아닌 성서에 기초한 비폭력적 생활방식

이러한 과정은 한 번의 세미나나 프로그램을 돌린다고 해서 바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해결 위주의 사고는 진정 필요한 변화를 덮어버릴 수 있다. ‘갈등 해결에 집중하게 될 경우 권력을 가진 사람이 갈등을 무마할 목적으로 사용하거나갈등을 통해 정당하게 제기되어야 할 중요한 이슈를 덮어버릴 수 있다”(레더락, 2014). 퍼거슨 시에서 일어난 사건과 인종차별(racism) 대해 DOOR라는 단체의 흑인 리더가 한 말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이 미국의 황금기가 그립다고 이야기한다근데우리 흑인들은 그 황금기가 싫다그 때 우리는 노예였고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었고무고하게 맞기도 했으며때로는 잔인하게 죽임 당했다누구를 위한 황금기인가?” 관점에 따라 백인과 흑인이 역사를 해석하는 것도 이렇게 다를 수 있다첨예하고 복잡한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한 성급한 해결책은 실제 변화와 관계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이것은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교회내 갈등전환은 성서에 기초한다평화가 정의 속에 이미 내포되어 있다고 이해하고평화는 정의와 함께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믿는다단순히 갈등을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서인간의 권리와 생명을 철저히 존중하는 정의의 회복을 통해 건강한 관계와 올바른 사회 구조를 형성하고그 열매로 얻게 되는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그러기에 사건 이면에 있는 관계 패턴과 맥락을 다시 돌아보아 당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응급처방에 만족하지 않고내용상황구조를 다층적으로 다루기 위한 틀을 만드는데 집중하게 한다이런 관점은 갈등 속에서 건설적 변화를 유도하는 비폭력적 생활방식과 실천으로 이어진다단기적 해결이 아닌 다음세대흘 중심으로 한 문화형성이 목표가 되는 것이다.

3. 리더십의 준비

1) 리더십들의 자기 인식이 필요하다자신의 성격 및 성향을 확인하고분노조절(anger treatment), 회의하는 방식목회상담에 있어서 조정자(mediator)로서의 역할 등을 훈련받아야 한다니카라과 신학교에서 갈등전환을 가르쳤던 친구가 있다갈등전환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산디니스타와 니카라과 반군의 전쟁을 통해 상처를 받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목회자가 되기 위해 신학교에 모였는데서로로 인한 아픔과 갈등이 치유되지 않으면수업 자체가 이루어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아픔의 정도가 다르긴 하나우리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우리가 목회현장에서 계속해서 갈등을 경험하고갈등 때문에 목회를 그만두기도 하고또 교회가 갈등 때문에 깨어지기도 하는 상황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그러한 상황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미국 신학교의 목회학석사과정에서 이러한 과목을 개설하는 학교는 거의 없다풀러신학교에서도 졸업하기 직전에야 갈등해결 과목 하나를 선택과목으로 수강할 수 있다는 것이 갈등전환 인식에 대한 신학교육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4. 회중의 준비

1) 개척 초기부터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평화와 갈등전환에 대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회중에게 갈등전환의 문화를 습득시키기 위해 개척초기 만큼 적절한 때는 없다갈등전환 훈련과 문화형성은 빠르면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

2) 모든 교인들을 준비시키는데 평화와 화해에 기초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설교의 역할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남가주에 있는 대형 교회들의 지난 1년간 설교의 내용을 확인해 보니평화화해갈등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었다갈등이 일어났을 때개인의 영성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려는 것을 보게 된다. “기도 안 해서 그래”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져서 그런거야라고 충고하거나 가르친다그럴수도 있지만상당수의 교회내 갈등에는 구조적이고 문화적인 요인들이 있는데개인적인 차원에서의 해결점을 강조하다보면개인이 도저히 질 수 없는 해결할 수 없는 짐을 던져주게 된다마치 더러운 물이 담긴 어항에 물고기를 집어 넣고 깨끗하게 살라고 하는 것처럼건강하지 못한 갈등해결 문화를 가지고 있는 그룹이나 회중에서 깊은 상처와 죄책감을 안고 떨어져 나가게 된다.

3) 정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그런데대부분의 교회들이 정관들을 가지고 있지만갈등이 일어날 경우에는 정관이 정관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마치 싸움이 일어났을 때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근거를 만들어 놓는 것처럼 보인다정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교회 안에서 평화와 화해의 언약이다미국이나 한국의 정부에 국방부국무부 등의 부서와 장관들이 있지만평화부 장관 같은 것은 없다평화를 이야기 하지만그만한 가치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그와 마찬가지로 교회에서도 서로의 약속인 정관을 평화롭게 실천하는 공동체를 세워가도록 돕는 사역이나 부서가 필요하다.

4) 그런 맥락에서 갈등전환을 위한 태스크포스가 있어야 한다교회 전체에 갈등전환 혹은 평화와 화해의 문화를 형성해 가기 위한 장기간의 계획과 그것을 실행에 옮길 헌신된 태스크포스를 선출해 훈련시켜야 한다여기에는 갈등전환회복적정의 세미나를 통한 훈련과 조정자 훈련 등이 필요하며조정자(mediator)의 필요를 이야기하고 채울 수 있는 팀도 이 팀이다그 팀을 통해 구조와 문화의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갈등전환 사역의 핵심이다.

끝으로이론의 순수함은 현실의 지저분함을 이길 수 없다우리가 직면하는 실제 갈등상황은 구체적으로 알아갈수록 각기 다른 양상을 띠고모두가 다르다의사들이 다양한 이론들과 실습을 했다 할지라도 실제 다양한 상태의 환자들을 진단하고 치료하고 수술을 집도하면서 자신만의 시술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처럼우리가 아무리 많은 갈등전환 이론과 실습을 했다할지라도 결국 평화사역자는 그 이론 중 그 회중에 적합한 것을 선택해야 하는 자리에 서게 된다그리고 우리는 그 갈등의 자리에서 상당한 무력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주님은 그런 우리에게 함께하시겠다고 약속하셨다우리가 할 일은 그 약속을 받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다니엘 베리건(Daniel Berrigan, SJ) 신부의 긴 수고의 길 걷는 이들을 위한 십계명(Ten Commandments for the Long Haul)” 중 네 번째를 갈등전환의 관점으로 바꿔 글을 맺으려 한다.

실제로 교회 안에 일어난 갈등에 대해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이것이 소크라테스의 잠언이다하지만당신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그 일바로 그 일을 하라선한 양심으로.”

<참고문헌>

John Paul Lederach, <Preparing for Peace>, Syracuse University Press, 1986.

Mennonite Church USA, Agreeing and Disagreeing in Love.

Mennonite Central Committee, <Conflict Transformation and Restorative Justice Manual>, MCC, 2008.

정주진, <갈등해결과 한국사회:대화와 협력을 통한 갈등해결은 가능한가?>, 아르케, 2010.

존 폴 레더락, (박지호 역), <갈등전환갈등을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 KAP,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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