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호 목사 / 보스톤 한울교회

많은 목회자가 교회를 부흥시키려다 어느 순간 자신을 위한 교회로 만들려는 욕심에 빠지는 것을 본다. 물론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교회를 아끼고 희생하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나를 위한 노력과 헌신으로 끝난다면 그것은 한낮 변종사업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어느 순간 자신이 진짜 주인이라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모든 목회자를 교회의 주인으로 부르지 않으셨다. 청지기로 부르셨다. 목회자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청지기에 대한 자기인식을 놓치면 그때부터 엉뚱한 길로 가게 된다.

성경에서 가장 멋진 은퇴식 장면이 있다. 이스라엘의 사사시대를 마감하고 왕정시대의 기초를 닦았던 사무엘의 은퇴식이다. 누구나 그렇듯 백발의 사무엘도 물러날 때가 되었다. 하지만, 그의 은퇴식은 거창한 은퇴식과 엄청난 퇴직금을 강요하는 여느 목사들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는 “나를 기름 부어 선지자가 되게 하신 하나님 앞에서 나의 잘못을 고발하라. 내가 너희들의 소나 나귀를 불의하게 탈취했는가, 누구를 윽박지르며 엄포 놓은 적이 있었는가, 엄청난 뇌물에 눈이 어두워 이성을 잃은 적이 있는가, 정말 그랬다면 내가 모든 것을 몇 배로 다시 갚겠노라”고 했다. 사무엘은 이미 어렸을 때부터 선지자와 그의 자녀들의 타락과 파멸을 보아왔다. 그러한 경험을 통해 그는 아마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백성을 다스리는 정직한 선지자가 되기로 결심을 했을 것이다. 한 번만 아니라 수천, 수만 번을 되새기며 매일 자기를 쳐 복종시키는 연습을 했을 것이다. 그것이 이러한 멋진 은퇴식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일 것이다. 돈은 사람을 게으르고 거만하게 만드는 위험이 있다. 사무엘은 이 모든 불의함을 제거하는 데 힘을 다한 사람이었다.

목회자는 사무엘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말 힘들게 목회하는 가난한 목회자들도 있지만 어지간한 규모의 교회는 목회자의 은퇴연금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돈맛을 단단히 알았기 때문에 그들은 결코 엄청난 은퇴금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무엘처럼 정말 멋진 은퇴식을 하는 목회자가 더욱 절실한 세상이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