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한 목사 / 라스베가스영광교회

요즘은 ‘우울증’이란 처방이 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미국 의사들이 가장 흔하게 처방해주는 약이 우울증에 관한 약물이라는군요. 굳이 병이라고 하지 않아도 침울 흥분 분노와 무기력한 감정들은 이민자에게는 가까운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영어 소통의 스트레스 비즈니스의 어려움 자녀교육의 걱정이 늘 코앞에 있어 이민생활은 우울증이란 함정에 빠질 위험이 더 클 수도 있겠습니다. 미국 주류사회에서의 문화적 소외 생존을 위한 긴장 한인 간의 불화 교회 안에서의 잦은 다툼과 갈등은 우리의 정신건강을 치명적으로 위협하고 있지요.

딱히 ‘우울증 처방’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렇게 맑은 날에도 밝지 못한 표정 딱딱한 인상을 하고 있는 한인들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20년 전에 이민온 J씨는 항상 굳은 표정입니다. 사업 실패와 이혼 후 고독하게 사는 삶이 그의 어깨를 누르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웃음기 없는 그에게 요즘 그래도 한 번 웃을 일이 없었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가 이렇게 말합니다. “얼마 전에 그동안 엄마와 살던 둘째 아들이 찾아 왔어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얻은 직장에서 월급을 받았고 첫 번째 받은 월급으로 아버지에게 줄 선물과 쓸 돈을 조금 가져 왔지요. 그 녀석은 아직 절반은 한국사람인가 봅니다”.

우울한 J씨 입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의 얼굴이 밝아졌습니다. 웃음은 그에게 좋은 약인가 봅니다. 그가 한 마디 더 했습니다.

“모처럼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웃는 일은 치료받기 위해 환자들만 해야 할 것은 아닙니다. 오늘 같이 맑고 좋은 날이면 크게 한 번 웃어보십시오. 이민자의 삶이 고단해도 행복하게 한바탕 웃을 수 있다면 기분이 한결 가벼워질 겁니다. 미주 한인들 얼굴에는 웃음과 기쁨이 더 필요합니다.

우리 주변에 버티고 있는 모든 우울한 상황들을 명랑한 웃음소리로 날려버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옛말에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복이 온다 했지요. 우울한 J씨가 크게 웃고나니 함께 있던 사람들도 같이 따라 환하게 웃음 지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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