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목사 / i-Church

지난 3월 타계한 이라크 태생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는 변방에서 온 이민자 여성이라는 진부하지만 견고했을 한계를 뛰어넘어 포스트모던 건축계의 상징이 되었다.

몇해전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역시 그녀의 작품이란다.

1990년대 중반, 하디드의 별칭은 ‘종이 건축가’ 였다. 직선과 사각형, 대칭과 명확성의 세계안에서 사선과 곡선, 비틀어짐과 휘어짐, 비대칭과 불확실성을 기반한 그녀의 왜곡 지향적 설계방식은 종이 위에서나 실현 가능하다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포스트모던 건축설계의 대표주자로서 저물어간 세기의 건축미학에 거듭남을 선사한 하디드는 왜곡과 뒤틀림, 비대칭의 미학을 통해 건축물은 살아있고 아름답다는 것을 재확인해주었다. 그녀는 건축계에서 ‘반전 있는 여성’이 된다.

‘오직 말씀(Sola Scriptura)’의 전통을 지닌 개혁교회는 성경에 드러난 계시를 통해 늘 새롭게 디자인(re-form) 되는 교회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오직 말씀’을 기록된 문자와 교리, 이에 대한 구술 적 가르침에 국한해온 탓인지 교회를 다시 빚어갈 구체적 디자인은 오매불망, 오히려 천사들의 도시에서 전해온 교회 분열과 다툼의 소식은 영생의 기쁨과 즐거움이 되기엔 민망한 이민교회의 민낯을 다시금 드러내고 있다.

물론 이를 언급함은 분쟁의 당사자들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위해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환기하려는 것이다.

생전의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디자인은 인간이 만든 창조물의 중심에 있는 영혼이다”. 영혼이 있는 창조행위로서, ‘디자인(de+sign)’은 기존의 기호구조를 파괴하는 데서 시작돼야 하는 역설을 내포한다.

이 점에서 기존 건축형태를 뒤틀고 왜곡했던 하디드의 시도는 오늘의 교회에 통찰력을 선사했다. ‘Design Church!’ 오래된 복음을 간직한 오늘의 교회 안에 아름다운 도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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